아이언맨이 철갑 슈트를 입고 하늘을 날기 훨씬 전, 중세 유럽에는 진짜 ‘철인’이 있었다. 전신 갑옷을 입고 말을 탄 그들은 전장을 달리고, 성을 지키며, 때로는 연회를 빛내는 주인공이었다. 그 이름은 바로 기사(knight). 오늘날까지도 게임, 영화, 소설 속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이들은 단순한 전사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적 아이콘이다.
하지만 실제의 기사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우리는 그들을 늘 멋지고 용감한 존재로 기억하지만,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고 생생했다. 피 묻은 전투, 불편한 갑옷, 권력과 명예를 둘러싼 음모, 연인 앞에서의 낭만적인 맹세… 그들은 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해야 했던 인간이었다.
작고 연약한 소년이 좁은 성문을 통과해 처음으로 칼을 쥐기까지의 두려움, 무거운 갑옷 속에서 땀과 피를 흘리며 버틴 전장의 기억, 그리고 귀부인의 손을 붙잡고 맹세한 명예와 사랑까지—기사는 단순한 전사가 아니라, 시대를 살아낸 인간 그 자체였다.
이 책은 전쟁과 평화, 권력과 사랑,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흔들렸던 중세 기사의 삶을 따라간다. 기사란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훈련을 받았으며, 어떻게 싸우고 살아남았는가? 그들의 갑옷 아래엔 어떤 욕망과 신념이 숨겨져 있었는가? 그리고 그들은 어떻게 쇠퇴하고, 또 어떻게 우리의 문화 속에 살아남았는가? 칼을 들고 달리던 이들이 남긴 발자국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조용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가?“
중세사 연구학회는 중세의 역사와 정치, 경제, 생활상을 연구하는 모임입니다. 중세의 역사적 사건을 연구하며 축적된 지식을 정리하여 쉬운 글로 대중에게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